마시멜로는 설탕, 물, 젤라틴 등을 섞어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을 가진, 요즘 아이들의 최애 스펀지 형태의 과자다. 원래 약용 식물인 ‘마시멜로우(Althaea officinalis)’의 뿌리 즙을 사용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상업적 목적으로 인공 제조하며, 마시멜로 식물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시멜로는 역사적으로도 오래전 기록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마시멜로 식물의 진액을 꿀과 섞어 신성한 간식으로 먹었다고 전해지고, 19세기 들어서 프랑스에서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마시멜로 사탕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며, 현재는 제조법의 발달로 젤라틴을 사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마시멜로가 유명세인 까닭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다. 바로 ‘마시멜로 테스트’ 덕분이다. 마시멜로 테스트는 1960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유아원생들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는데, 아이들이 있는 방에 마시멜로 과자 하나를 두고 지금 먹어도 되지만, 15분을 참고 기다리면, 지금 과자에 하나를 더 얹어서 2개를 주겠다고 하고는 그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그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일종의 아이들 자제력 테스트인 셈이다. 이 실험 후 10~20년이 지나서 그들의 삶이 어떠한지를 관찰하였다. 말하자면 과자를 먹고 싶은 것을 참는 ‘자제력’이 미래 성공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짐작하다시피,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금방 먹어버리는 집단보다, 15분 뒤 한 개를 더 먹기 위해 잘 참아냈던 아이들 집단이 나중에 잘 살고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한다. 단순히 잘 참기만 했는데도 잘사는 그룹에 포함되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후속 연구에서 더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다. 마시멜로를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것을 참고 기다렸던 아이들은 그냥 멍하니 앉아 있지 않았으며, 노래를 부르거나, 손가락으로 장난을 치면서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뇌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감정을 조절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렸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유혹을 참으면서 두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삶을 잘 살아간다는 결론이다. 이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제력이 필요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교훈을 준다. 노력을 기울여 자제력을 기른다면 나중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확률을 높여준다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실험 결과는 인간의 본성과 자제력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개념보다 후천적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까지 암시한다.
우리의 사회는 매우 급하게 변하고 있다. 경쟁사회이다 보니까 속도가 일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루함을 참지 못한다. 무엇이든 빨리 해치우려고 한다. 편지보다는 즉시 답을 받을 수 있는 핸드폰으로 소통한다. 메시지는 빨리빨리 오가야 직성이 풀리고 카톡은 이미 없어서는 안 되게 되었다. 택배도 빠른 것을 선호하고, 먹고 싶은 음식도 배달이라는 수단을 통해 즉시 먹을 수 있는 것이라야 인기가 있다. 긴 영상이 아무리 감동을 준다고 하더라도 빨리 결론이 나는 것을 선호한다. 음악도 일단 짧은 것이 주목을 받는다. 그래서 5분이 넘어가는 경우는 외면당하기 일쑤고 주로 3분 내외가 유행한다.
유혹에 저항하는 올바른 자제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삶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의 생존 확보를 생각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지만, 미래에 대한 더 나은 삶은 보편적 희망 사항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미래에 대한 더 행복한 삶은 바로 올바른 자제력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마시멜로 테스트’가 말해주고 있다.
엄격한 자제력만을 우선시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는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올바른 자제력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사는 삶이 현대적으로 더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 다 함께 오늘 하루도 마시멜로 유혹을 이겨내는 미래지향적 희망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자.